[미래기업] 0에서 1 창조… 온리 원이 돼라
- 분류 :
- 뉴스|
- 글번호 :
- 271|
- 작성자 :
- 관리자|
- 작성일 :
- 2015.03.12 14:01|
- 조회수 :
- 571
지난달 24일 정오. 실리콘 밸리를 대표하는 벤처 사업가이자 투자자 중 한 명인 피터 틸(Thiel·48)씨가 하늘색 셔츠에 감색 재킷을 차려 입고 인터뷰룸으로 걸어 들어왔다. 키는 크지 않았지만 몸매가 다부졌고 활기가 넘쳐 보였다. 그는 "원래 티셔츠와 청바지를 고집하는데, 한국에서는 강연 일정이 많아 어쩔 수 없이 조금 신경을 썼다"고 말했다. 그는 평소 '창업자가 미팅에 정장을 입고 나타난다면 그 회사는 투자할 가치가 없다'는 지론을 가지고 있다.
그는 1998년 인터넷 결제 서비스 업체 페이팔(Paypal)을 창업해 온라인 상거래의 주춧돌을 놓았다. 2002년 회사를 이베이에 판 다음에는 주로 벤처 투자자의 길을 걸었다. 페이스북, 링크드인, 에어비앤비, 스페이스X 등 수십여 개의 성공적인 벤처기업에 초기 투자자로 참여했다. 이 기업 중 다수가 이른바 '페이팔 마피아'에 의해 운영된다. 페이팔 마피아는 페이팔 창업 초기 멤버들을 일컫는 말인데, 페이팔을 떠난 뒤 저마다 벤처기업을 창업했고 지금은 실리콘 밸리를 움직이는 강력한 인맥 그룹이 됐다.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링크드인의 리드 호프먼, 유튜브의 스티브 첸 등이 대표적이다. 틸씨는 페이팔 마피아의 대부(代父)로 불린다.
그는 자신의 경영 철학을 담은 책을 지난해 냈다. 제목이 '제로 투 원(0 to 1)'이다. 무슨 뜻일까? "다른 사람이 다 하고 있는 일, 이미 효과가 입증된 일을 카피해 봤자 세상은 1에서 n이 될 뿐이지만, 기존에 없던 새로운 것을 창조하면 0에서 1이 된다는 의미"라고 그는 설명했다. 그는 전자를 수평적 진보, 후자를 수직적 진보라고 부른다. 그는 "인간이 다른 종들과 구별되는 것은 0에서 1로 가는 기적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이라고도 했다. 그는 지난달 하순 한국을 포함해 아시아 4개국을 전세기로 돌면서 제로 투 원 철학을 강의했다.
책을 인상 깊게 읽었습니다. 책의 핵심 내용을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제 책의 핵심 주장은 '경쟁은 피하면 피할수록 좋다. 경쟁을 피하고 시장을 독점하기 위해서는 남들과 다른 것을 하라'는 겁니다. 이건 책 시장에도 똑같이 적용됩니다. 사실 서점에 가보면 비즈니스 서적이 너무 많아요. 그런데 그 책들 대부분이 '어떻게 하면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는가'를 다루고 있어요. 반면 제 책은 세상에서 유일하게 '싸우지 않는 법'을 가르치는 책입니다. 그래서 이 책은 기존의 비즈니스 서적과 싸우지 않아요. 그래서 먹혀들었죠. 경쟁하지 않고 특정 분야를 독점했습니다. (웃음)
생각해 봅시다. 우리는 어렸을 때부터 경쟁을 부추기는 환경에 살고 있습니다. 교육은 경쟁을 부추겨요. 시험에서 좋은 점수를 받아서 최고 수준의 대학에 가야 성공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정말 성공일까요? 아닙니다. 경쟁은 반복되고, 다음 경쟁은 더 어려워지고, 경쟁에서 패배할 확률은 점점 커집니다.
예컨대 스탠퍼드대 입학 경쟁에서 승리하면 4년 뒤 스탠퍼드대 로스쿨 입학 경쟁을 치러야 합니다. 그런데 로스쿨을 나왔다고 유명 로펌에 바로 입사할 수 있을까요? 아닙니다. 또 치열한 경쟁을 뚫어내야 합니다. 만약 그 경쟁에서조차 승리해서 입사했다고 합시다. 그런데 그 삶이 행복할까요? 분명 선망의 직업이지만, 그 안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아무도 행복해 하지 않아요. 오히려 회사를 관두고 나가고 싶어 하죠.
이처럼 경쟁에서 승리하는 게 삶의 성공을 보장하는 것도 아닌데, 우리는 관성적으로 경쟁을 숭배해 왔어요. 이는 옛날부터 굳어져 온 시스템에 대해 한 번도 제대로 생각해 보지 않고 '좋다'고 받아들였기 때문입니다. 물론 경쟁에서 패배하면 나쁜 결과를 맞이합니다. 그런데 경쟁에서 승리한다고 좋은 결과가 주어지는 것도 아닙니다. 그렇다면 애초에 왜 경쟁하느냐는 겁니다. 저는 20대 중반 독점이 인생의 최우선 과제가 돼야 한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남들과 다른 방식으로 살아보기로 했습니다. 페이팔을 세웠고, 기업가이자 투자가가 되기로 한 겁니다."
말씀에 크게 공감합니다만, 사실 '독점'이란 단어는 부정적 연상을 잔뜩 떠오르게 합니다.
"맞습니다. 우리는 지금까지 '경쟁은 좋은 것이고 독점은 나쁜 것'이라고 배웠습니다. 그러나 이는 어느 관점에서 보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입니다. 개인적인 관점에서 먼저 봅시다. 만약 이 이야기를 들은 사람이 기업가거나 창업가 또는 투자자라면 대부분 자신의 회사가 시장을 독점하길 바랄 겁니다. 비록 겉으로 드러내지는 않더라도요. 그건 동의하시죠? 그러면 사회적인 관점에서 보면 어떨까요? 독점에는 두 가지 형태가 있습니다. 고정된(static) 독점과 역동적인(dynamic) 독점입니다. 고정된 독점은 변하지 않는 세상에서의 독점이고, 나쁜 독점입니다. 사회의 희생을 대가로 너무 큰 이윤을 차지하니까요. 그런 독점 기업은 지대(地代) 수금원밖에 안 됩니다.
반면 역동적인 독점은 좋은 독점이고 창조적인 독점입니다. 기존에 없던 시장을 만들고, 그 시장을 독점하기 때문입니다. 아이폰은 스마트폰이라는 새 시장을 만들고 그 시장을 독점한 것이지, 기존의 휴대폰 시장에서 경쟁하면서 제로섬 게임을 한 것이 아닙니다. 저는 이런 독점은 장려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우리는 이미 좋은 독점을 장려하고 있습니다. 독점금지법을 통해 고정된 독점을 막으면서, 특허법을 통해 역동적 독점을 장려합니다.
독점은 진보의 원동력입니다. 경제 이론상으로는 좀 다르지만요. 현실 세계에서 기업은 남들이 할 수 없는 것을 해내는 만큼, 딱 그만큼 성공할 수 있습니다."
독점이 사회에 어떻게 기여하는지 좀 더 설명을 부탁 드립니다.
“좋은 독점은 사회에 풍족함을 제공합니다. 테슬라는 실제로 사람들이 운전해보고 싶어하는 첫 전기차를 개발했어요. 새로운 시장을 만들고 독점적 지위를 갖게 됐습니다. 사람들은 이런 혁신을 통해 기존에는 없던 새 혜택을 누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나쁜 독점은 항상 부족함을 유발합니다. 사회에 돌아가는 혜택의 공급을 제한한다는 겁니다. 예컨대 샌프란시스코에서는 4층 이상 건물을 지을 때 ‘지역개발규제법’의 영향을 받습니다. 재개발을 하거나 새집을 지으려면 법의 허락을 받아야만 합니다. 그러다 보니 부족함이 양산됐고, 결국 부동산 가격은 계속 올랐습니다. 그리고 그 혜택은 기존 빌딩 주인들이 독식했습니다. 저는 우리가 이런 형태의 독점에 항상 주의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너무 작다 싶을 만큼 작게 시작하라
독점 기업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방법은 세 가지입니다. 먼저 작게 시작해서 독점하세요. 너무 작다 싶을 만큼 작게 시작해야 합니다. 장악하고 지배하기 쉽기 때문입니다. 신생 기업에 완벽한 표적 시장은 경쟁자가 없거나 아주 적고, 특정한 사람이 모여 있는 시장입니다. 처음부터 1억명 시장에 대해 이야기한다면 완전히 빨간불입니다. 그만큼 경쟁이 치열할 테고, 이는 곧 이윤이 ‘0’이 된다는 말이니까요.
둘째, 그렇게 해서 일단 시장을 장악하고 난 뒤 몸집을 키우세요. 제프 베조스가 아마존을 처음 세웠을 때는 책을 팔았습니다. 그리고 가장 비슷한 시장부터 공략했죠. 음악 CD, 비디오, 소프트웨어를 거쳐 지금은 만물상이 됐습니다.
셋째는 파괴하려고 하지 말라는 겁니다. 신생 기업은 파괴에 대한 강박을 갖고 있습니다. 파괴적 혁신(disruptive innovation)이라는 유행어 때문입니다. 그러나 파괴에 집착하면 장애물이 늘어납니다.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싸움을 계속해야 합니다. 설령 파괴를 하더라도 이를 겉으로 드러내지 마세요. 신생 기업은 ‘창조’라는 활동 자체가 훨씬 더 중요합니다. 가능하면 경쟁은 피할수록 좋습니다. 경쟁은 회사를 약하게 만듭니다.” (기사 계속읽기)
[영상보기] KBS 오늘 미래를 만나다 - 피터틸의 미래를 만드는 비밀
[기사출처] 조선일보 <0에서 1창조... 온리 원이 돼라>
총0개의 댓글이 등록되었습니다.
번호 | 분류 | 제목 | 작성자 | 작성일 | 조회 |
---|---|---|---|---|---|
53 | 뉴스 | [미래CEO] 영국의 19살 청년이 만든 로봇 변호사 이미지 파일 첨부 | 관리자 | 2016-08-30 | 593 |
52 | 뉴스 | [미래기술] '상상이 현실로'…수화를 말로 번역해주는 '장갑' 이미지 파일 첨부 | 관리자 | 2016-06-30 | 569 |
51 | 뉴스 | [미래기술] 지금 실리콘밸리에서는 이미지 파일 첨부 | 관리자 | 2016-04-29 | 556 |
50 | 뉴스 | [미래CEO] 누가 케냐 국민 전체를 핵심 고객으로 삼을 생각을 했을까….. 이미지 파일 첨부 | 관리자 | 2016-02-05 | 590 |
49 | 뉴스 | [미래CEO] 스타트업의 성지가 된 샌프란시스코 이미지 파일 첨부 | 관리자 | 2015-12-11 | 673 |
48 | 뉴스 | [미래기술] 변화하고 있는 자동차업계의 미래 이미지 파일 첨부 | 관리자 | 2015-11-19 | 523 |
47 | 뉴스 | [미래CEO] 17세 벤처신화의 주인공, 섬리의 닉 델로이시오 이미지 파일 첨부 | 관리자 | 2015-10-21 | 613 |
46 | 뉴스 | [미래CEO]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회장, 비디오 즐겨 빌려보던 영화.. 이미지 파일 첨부 | 관리자 | 2015-09-24 | 558 |
45 | 뉴스 | [미래CEO] 광고 보면 공짜 음악, 돈 내면 더 빠른 서비스 제공 (S.. 이미지 파일 첨부 | 관리자 | 2015-08-25 | 615 |
44 | 뉴스 | [미래CEO] 앞서 가는 상품 개발 비결은 “끊임 없이 실수하라” (이케.. 이미지 파일 첨부 | 관리자 | 2015-08-25 | 463 |
43 | 뉴스 | [미래CEO] ‘날개 없는 선풍기’ 제임스 다이슨 인터뷰 “사소한 불편을.. 이미지 파일 첨부 | 관리자 | 2015-05-28 | 592 |
42 | 뉴스 | [미래CEO] ‘십대의 낙관’으로 췌장암 조기진단에 성공하다 이미지 파일 첨부 | 관리자 | 2015-04-15 | 730 |
41 | 뉴스 | [미래기업] 0에서 1 창조… 온리 원이 돼라 이미지 파일 첨부 | 관리자 | 2015-03-12 | 572 |
40 | 뉴스 | [미래기술] 피 한 방울로 의료 산업 새 길…여성 스티브 잡스 이미지 파일 첨부 | 관리자 | 2015-01-27 | 624 |
39 | 뉴스 | [미래CEO] "美 우버 이길 서비스, 여대생 자매가 만들었어요" (1기.. 이미지 파일 첨부 | 관리자 | 2014-12-04 | 622 |